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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인문학 정보

오롯이 나를 위한 치유의 시간

1인 가구를 위한 다양한 문화와 제품들이 쏟아져 나온 지도 벌써 많은 시간이 흘렀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인 가구는 끊임없이 증가해 왔고 이제는 전체 가구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양한 이유로 1인 가구가 된 이들은 원치 않게 혼자라는 현실에 익숙해져 간다. 증가 일변도인 1인 가구의 추세에 별 문제는 없는 걸까? 1인 가구로서 행복할 수 있을까? 오늘은 그들이 처한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며 그들에게 필요한 위로에 대해 생각해보려 한다.

빡빡한 도시의 현실

대학가를 비롯한 서울의 번화한 거리를 걷다 보면, 커다란 건물에 천편일률적인 창문들이 벌집처럼 박혀 있는 다세대주택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소위 ‘원룸촌’이라 불리는 1인 가구 주택이 빠른 속도로 골목 사이사이까지 퍼져나간 것이다. 학업에 열중하려는 학생들이나 직장의 사정으로 원치 않게 가족의 품을 떠나야 하는 사람들 등 이들이 혼자 살기를 선택한 것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사회 전체에 팽배한 높은 학력에 대한 열망, 그리고 사회적으로 형성된 취업이라는 관문에 의해 본인의 의사는 생각해볼 여유도 없이 홀로서기에 내몰리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내 그런 생활에 익숙해지고, 사람들은 그 안에서 어떻게든 안정을 되찾기 위해 혼자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을 갈구한다.

혼자 살기 좋아지는 세상

그런 사회적인 움직임에 발맞춰 홀로 누릴 수 있는 문화는 그야말로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중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혼자 밥 먹기, 속칭 ‘혼밥’이다. 젊음이 넘치는 대학가에서는 이미 혼자서도 편히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들이 속속 자리를 잡아나가고 있다. 개중에는 혼자 오는 손님을 우대하고, 편안한 식사가 방해되지 않게 대화를 자제하도록 하는 곳까지 생겨났으니 혼자서도 거리낌 없이 발걸음 할 만하다.

또한 내 집에서 손쉽게 음식을 시켜 먹을 수 있는 배달음식 어플들도 TV 광고까지 진출하며 하루가 다르게 세를 불려가고 있다. 스마트폰과 같은 새로운 플랫폼에 맞추어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1인 가구의 생활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 밖에도 혼자 술 마시는 ‘혼술’, 혼자 클럽에 가는 ‘혼클’, 혼자 놀이공원에 가는 ‘혼놀’ 등 색다른 문화들이 젊고 경제력을 갖춘 ‘나홀로족’들 틈으로 조금씩 번져가고 있다. 과거에는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 책임을 방기한 것으로까지 여겨지던 1인 가구가, 혼자 누리는 생활을 지원하는 다양한 문화로 인해 자유와 해방의 표상이 된 것이다.

보편적인 외로움

하지만 이런 1인 가구들에게 피할 수 없는 굴레가 있다. 도저히 떨쳐낼 수 없는 외로움이 바로 그것이다. 외로움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초라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환영과도 같은 SNS 활동에 열중하기도 하고, 또 순수한 마음으로 교감할 수 있는 반려동물을 기르기도 한다.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1995년에서 2010년에 이르는 15년간 약 3.6배나 팽창했다는(약 1조 8천억 원 규모) 통계만 살펴봐도 반려동물을 통해 위로를 얻고 있는 이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근원적인 외로움이 혼자 이어나가는 생활의 저 밑바닥에 깔려 있는 것이다.

위에서 소개된 ‘나 홀로 문화’들을 관통하는 핵심은 바로 ‘혼자서도 남부럽지 않은’ 시간을 보내게 해주는 서비스들이라는 점이다. 혼자서도 초라하지 않게 제대로 된 식사를 하고, 혼자서도 즐겁게 술을 마시고, 혼자서도 외롭지 않고 화려한 생활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그런 문화인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혼자 하는 활동에서 얻어지는 만족감과 즐거움이 거짓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외로움’이란, 혼자 건 아니건 누구나 똑같이 경험하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함께할 때도 외롭고 혼자일 때도 외롭다면, 함께할 때 즐거울 수 있는 만큼 혼자서도 즐거울 수 있는 게 아닐까?

행복의 조건

홀로 활동하는 문화를 누리는 이들은 온전히 나만을 위한 선택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어렵고 복잡한 사람과의 어울림에서 큰 피로를 느끼는 것이다. 의무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인간관계에 지친 사람들이 잠시라도 숨을 돌리기 위해 자신과의 교류에 몰두하는 것, 달리 말하면 ‘휴식’이라고 할 수도 있다.

실제로 광고업체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2015년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69%의 직장인이 혼자 하는 활동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라는 키워드에 대해 ‘좋아하다’, ‘즐겁다’, ‘행복하다’ 등 긍정적 감성의 키워드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오롯이 나를 보살피는 시간을 누리며 다시금 험난한 사회를 살아나갈 에너지를 얻는 것이 바로 혼자 활동하는 문화의 진면목이 아닌가 싶다.

‘긍정 심리학의 선구자’라고 일컬어지는 마틴 셀리그먼(Martin Seligman) 박사는 PERMA 공식으로 대변되는 행복의 5가지 조건 중의 하나로 ‘관계’를 꼽았다. 타인과 함께하는 것이 행복에 아주 큰 역할을 하며, 성취에 대해 엄청난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던 때를 떠올려 보면 대부분 공감하고 함께해 줄 타인이 있었을 때라는 것이다.

삶에 있어서 결국 타인과의 관계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거센 외풍에서 벗어나 나를 위한 충분한 치유의 시간을 가졌다면, 다시금 힘을 내서 다른 사람들과의 조화를 즐겨 보는 것이 어떨까?

제공 : 웹브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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