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삶 > 임진강을 품고 겨울의 끝자락을 걷다 연천 평화누리길

임진강을 품고 겨울의 끝자락을 걷다

연천 평화누리길

경기도 최북단에 자리한 연천군. 행정구역이 서울의 면적보다 넓지만 98%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있는 지역이다. 그래서인지 마을 어귀에서 군인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묵직한 장갑차와 철책을 두른 군부대도 군데군데 눈에 띈다. 분단의 아픔이 깃든 임진강도 연천으로 흘러든다. 강변은 사람의 손때가 덜 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덕분에 이곳에는 비무장지대(DMZ) 인근의 평화누리길을 걸으며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묘미가 살아있다.

자연을 벗 삼아 걷고 또 걷는 연천 평화누리길

평화누리길은 DMZ 접경지역인 김포시, 파주시, 연천군, 고양시를 잇는 대한민국 최북단의 산책코스이다. 총 12개 코스로 길이는 183.8km에 이른다. 연천구간은 3개의 코스로 나뉘는데 그 가운데 숭의전지에서 출발하는 두 번째 코스가 가장 아름답다. 거리는 18.9㎞. 임진강 따라 펼쳐진 훌륭한 경치를 감상할 수 있어 평화누리길의 백미로 꼽힌다.

두 번째 코스는 다시 ‘썩은소의 전설’을 따라 걷는 ‘숭의전 둘레길’(숭의전-임진교)과 ‘고구려 보루 숲길’(임진교-군남 홍수조절지)로 구분된다. 한적한 시골길부터 다양한 유적까지 눈에 담을 풍경이 곳곳마다 자리하고 있다. 천혜의 자연을 벗 삼아 연천 평화누리길을 걷다보면 겨울을 한층 더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살아 숨 쉬는 역사 유적, 숭의전과 당포성

코스의 시작은 태조 이성계가 고려 태조 왕건의 위패를 모시기 위해 지은 숭의전이다. 숭의전은 태조 왕건을 비롯한 4명의 고려왕(태조, 현종, 문종, 원종)과 충신 16명의 위패를 모신 사당으로 지금도 제례가 이어지고 있다. 입구의 좌측에는 ‘하마비(下馬碑)’가 있다. 왕의 영정과 위패를 모신 곳이니 여기서부터는 ‘말에서 내려 걸어오라’는 뜻이다.

숭의전지 왼편으로 가면 아미산 언덕이 나오는데, 그 길을 소망리본들이 밝히고 있다.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는 글부터 통일을 바라는 마음까지 가슴을 적시는 사연들이 가는 걸음을 붙잡는다. 본격적인 탐방은 아미산을 오르는 길부터 시작된다. 숨이 조금 찰 정도로 걸음을 빨리 옮기다 보면 울창한 숲 사이로 잠두봉 전망대가 나타난다. 봉우리가 누에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잠두봉 전망대에 서면 넓게 펼쳐진 임진강 물길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임진강과 용암이 빚은 예술, 주상절리

평화누리길을 알리는 리본을 따라 걸음을 재촉하면 동이리 마을이 나온다. 다리 건설 현장에서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 길로 5분정도 더 걸어가면 주상절리 구간이 나타난다. 제주 서귀포 해안가에서나 볼 수 있는 멋스러운 절벽을 이곳에서도 만날 수 있다. 임진강을 따라 펼쳐진 길이 1.5km의 주상절리는 장관을 이룬다. 분단의 아픔을 상징하는 강이지만, 주상절리와 맑은 물이 빚어낸 임진강변의 풍경은 그 어느 곳보다 평화롭다. 동이리 주상절리를 오른편에 끼고 계속 걷다 보면 소박하게 펼쳐진 숲이 등장한다, 맑은 물을 옆에 두고 부드러운 흙길을 걸으니 피곤했던 발끝에 다시금 기운이 솟는다. 강이 흐르고 바람이 시원해 지칠법한 구간도 무리 없이 지나칠 수 있다.

아무 생각 없이 무작정 걷고 싶을 때, 혹은 지난 일을 정리하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싶을 때, 연천 평화누리길로 걸음을 옮겨보자. 한 걸음 한 걸음 걷는 발끝마다 미진했던 지난 일들의 아쉬움이 사라지고 새로운 계획이 희망처럼 솟아나올 것이다.

제공 : 웹브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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