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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료·공공요금 잘 내면

은행서 돈 빌릴 때 우대 받는다

한국 사람 가운데 1100만 명은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곤란을 겪는다. 현재 은행이 갖고 있는 금융 데이터만으로는 이들의 신용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어서다. 20대 사회 초년생이나 전업주부, 노인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신용정보회사(CB)는 최근 2년 안에 신용카드를 한 번도 쓰지 않았거나, 3년 안에 대출을 받은 경험이 없는 사람은 ‘금융이력 부족자’로 관리한다.

바뀌는 고객 신용평가 방식
온라인 쇼핑정보 등 데이터 활용
주부 등 금융이력 적은 1100만 명
대출 한도, 금리 정하는 데 적용

이들 중 휴대전화 요금 등 통신비를 성실하게 납부한 사람은 금융 거래에서 우대를 받을 수 있게 신용평가 방식이 바뀐다. 통신비 사용내역과 납부실적을 활용해 ‘통신 스코어’라는 개인 신용점수를 매기고, 이를 은행 등 금융회사에 제공하는 CB가 생긴다. 통신 스코어가 높을수록 대출 한도가 높아지거나, 대출 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19일 신용정보 업계와 관련 기관들이 참여한 간담회를 열고 ‘금융분야 데이터 활용 및 정보보호 종합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통신비나 공공요금 납부실적 등 분야별 특정 정보만 활용하는 ‘비금융 특화 CB’를 도입할 계획이다. 미국의 파이코(FICO)라는 회사는 이런 방식으로 1500만 명의 금융이력 부족자에 대한 신용점수를 매기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통신료 납부정보, 온라인 쇼핑정보 등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비정형·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겠다”라며 “빅데이터를 이용해 개인 신용평가를 고도화·정교화하면 민간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중금리 대출 공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신용평가에 비금융 정보를 활용하면 제도권 금융의 문턱이 낮아질 것으로 금융위는 기대했다. 그러면 대부업체나 IT 전당포 같은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대신 통신비나 공공요금을 연체한 이력이 있는 사람은 신용등급이 낮아져 지금보다 더 비싼 이자를 물거나, 신용대출 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

중국의 알리페이나 위챗 같은 모바일 결제정보로 개인 신용정보를 평가하는 회사도 생길 수 있다. 중국 산업정보기술부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중국의 모바일 결제금액은 81조 위안(약 1경3700조원)에 달했다. 금융위는 온라인 쇼핑정보 같은 ‘빅데이터’가 금융정보와 결합하면 개인 신용평가 방식이 획기적으로 바뀌고, 관련 시장도 넓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국내 개인 신용평가의 시장 점유율은 나이스(NICE)가 76%, 코리아크레딧뷰로(KCB)가 21%를 차지하고 있다. 2개사 과점 구조가 굳어지면서 산업의 발전이 정체된 상황이라는 게 금융위의 판단이다.

최준우 금융위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은 “특화 CB는 개인정보 취급 범위가 제한적인 점을 감안해 진입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며 “자본금 요건을 현행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고, 금융기관 출자요건(현재는 50% 이상)은 배제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올 상반기 안에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하고, 올가을 정기국회를 통과하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금융과 기술을 결합한 ‘핀테크(FinTech)’ 업체들이 활성화되도록 ‘본인 신용정보 관리업’을 도입한다. 이한진 금융위 신용정보팀장은 “신용카드 사용내역, 예금·대출 정보 등을 모아서 본인의 소비 패턴, 위험 성향 등을 파악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 프로그램인 ‘김생민의 영수증’을 온라인에서 누구나 쉽게 접근하는 셈”이라며 “예컨대 개인 소비 패턴에 대해 긍정 또는 부정 평가를 하거나, 바람직한 소비 패턴을 조언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고객이 동의하는 경우 본인 정보 관리업체가 예금·대출·카드 등 적합한 금융상품을 비교·추천(금융상품자문업)하거나, 분산투자 전략 등을 권유(로보어드바이저)하는 업무도 허용하기로 했다.

글 주정완 기자
제공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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