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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커머스로 가자"…

AI 투자 나선 유통사들

네이버 AI 쇼핑 서비스에 위기감 커진 롯데·신세계
자체 개발에 구글과 제휴 국내 통신사와 연합 전선

생수가 다 떨어진 소비자가 네이버의 인공지능(AI) 스피커 ‘클로바’에 “클로바, 생수 주문해줘”라고 말한다. 클로바는 네이버페이로 대금을 결제하고 소비자가 미리 설정해 놓은 배송지로 제주 삼다수를 배달시킨다. 배송까지 걸리는 시간도 클로바가 따로 설명해준다.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AI 스피커로 이달부터 음성쇼핑 테스트를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식품과 세탁세제 물티슈 화장지 등 생활용품, 피자나 치킨 같은 배달 음식을 말 한마디로 구매할 수 있다.

음성명령으로 주문과 결제, 배송까지 끝내는 ‘보이스커머스’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국내 1위 유통업체 롯데가 이 분야에 대대적인 투자를 선언했다. 11번가 이베이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과 네이버 카카오 등 정보기술(IT) 기업도 제휴나 자체 개발을 통해 보이스커머스 분야 기반을 다지고 있다.

AI 투자 확대하는 유통 대기업

쇼핑은 소비자들이 더 편리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오프라인 쇼핑에서 온라인과 모바일로 이동한 데 이어 앞으로는 AI 음성쇼핑이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3조원의 온라인사업 투자계획을 발표한 롯데는 미래 성장동력의 하나로 보이스커머스를 꼽았다. 온·오프라인 시장에서 수년간 축적한 소비자 데이터와 지난해 12월 롯데백화점에서 선보인 AI 챗봇(소프트웨어) ‘로사’ 등을 통해 보이스커머스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김근수 롯데백화점 AI팀장은 “기존 유통업은 오프라인에서 이뤄진 카드사용 정보를 활용하는 데 주력했다”며 “로사는 고객과의 대화로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고객의 상품 구매 특성을 알아낼 뿐 아니라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지도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연내 자체 개발한 AI 스피커 베타버전(테스트제품)을 내놓고, 2020년까지 모든 쇼핑이 음성으로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이커머스에 1조원을 투자키로 한 신세계도 지난달 자체 기술로 개발한 1 대 1 상담톡 ‘챗봇’ 서비스를 쓱닷컴(SSG.com)을 통해 시작했다. 챗봇은 배송, 취소, 환불, 이벤트, 교환 및 반품, 회원정보, 쇼핑통장, 영수증 등 다양한 문의에 대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학습을 통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한다. 유통업계에선 이마트가 구글의 AI 스피커 ‘구글홈’의 국내 판매를 검토하고 있는 만큼 SSG닷컴과 구글홈의 보이스커머스 관련 제휴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자체 개발한 AI와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헤이봇’ 서비스를 더현대닷컴에서 운영 중이다.

유통사-IT업체 제휴 봇물

글로벌 시장에서 음성쇼핑 시대를 본격적으로 연 기업은 아마존이다. 2014년 11월 AI 스피커 ‘에코’를 출시한 이래 자체 소비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음성쇼핑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에선 SK텔레콤, KT, 네이버, 카카오 등 정보통신기술(ICT) 회사들이 2016년부터 AI 스피커를 앞다퉈 선보였다.

서비스를 차별화해야 하는 유통업계와 AI 스피커 시장의 외연을 확대해야 하는 IT업계의 이해가 맞물리면서 국내 보이스커머스 시장도 꿈틀대고 있다.

11번가가 지난해 3월 처음으로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를 활용해 일부 품목에서 음성쇼핑을 시작했다. 올해 4월 T커머스 K쇼핑이 KT의 인공지능TV인 ‘기가지니’와 손잡고 음성 결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달엔 쇼핑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네이버가 자체 플랫폼을 활용한 테스트 서비스에 나섰다. 롯데닷컴은 연내 KT 기가지니와 제휴해 롯데슈퍼의 신선식품과 생활용품 등을 배송하는 ‘음성 장보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유통 분야에 인공지능, 보이스커머스 등 IT가 본격적으로 접목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보이스커머스를 선점해야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시대”라고 말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OC&C에 따르면 현재 20억달러 수준인 음성쇼핑 시장 규모는 2022년에는 400억달러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글 이유정 기자
제공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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