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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바꾼 최초의 지질시대’

국내 최초 '인류세' 연구소 생긴다

인간이 바꾼 최초의 지질시대를 연구하는 ‘인류세(人類世)’ 연구소가 국내 처음으로 생긴다. KAIST는 한국연구재단이 시행하는 융합연구 선도연구센터 지원 사업의 일환인 과학기술정책대학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학과, 연구소 교수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인류세 연구센터’ 유치기관으로 선정됐다고 4일 밝혔다.

지질시대는 지질을 통한 지구의 역사를 구분한 것으로, 지층과 화석을 근거로 구분된다. 크게는 선캠브리아누대-고생대-중생대-신생대로 나뉜다.

인류세란 기존의 학문적 지질시대 구분에는 없지만 인간의 과학적·산업적·경제적 활동이 지구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기고 있는 현상을 반영하기 위해 제안된 새 지질시대를 뜻한다. 플라스틱과 이산화탄소ㆍ방사성 물질ㆍ콘크리트 등 인간이 만들어낸 물질로 인해 지구가 손상된 산업혁명 이후의 시기를 말한다. 기후변화와 자연재난, 환경 파괴와 대규모 멸종, 산업 고도화와 불평등 심화 등이 인류세의 대표적 징후이다. 국제 지질학계에서 처음 제시된 개념이지만 공학ㆍ인문사회과학ㆍ예술ㆍ정책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기존의 이론대로라면 지금은 지질시대의 구분 중 1만1700년 전 시작한 신생대 제4기 홀로세(Holocene)에 해당한다. 마지막 빙하기가 물러나기 시작하는 시기로, 이후로 기후는 따뜻해졌으며, 이에 따라 해빙이 일어나면서 해수면이 상승했다. 약 6000년 전 홀로세 중기가 해수면 상승의 최고점이었다.

KAIST 인류세 연구센터는 과학기술정책대학원을 비롯해 문화기술대학원ㆍ인문사회과학부ㆍ산업디자인학과ㆍ전기 및 전자공학부ㆍ재난학연구소ㆍ인공위성연구센터 소속 교수와 연구원으로 구성된다. 앞으로 7년간 약 100억 원의 지원을 받으며 인류세 시대의 변화를 예측하고 대응 및 공론화하는 융합연구를 시행한다.

구체적으로 ▶인공위성을 활용한 한반도의 지표, 해양 및 대기 변화 기록 연구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모델링으로 재난 예측 및 위험 거버넌스 체계 구축 ▶손상된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속가능 주거, 교통 및 생활양식 전환에 관한 연구 ▶인간과 지구의 새 미래를 상상하기 위한 공학적, 예술적 연구 등을 수행한다.

연구책임자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범순 교수는 “인류세 연구센터가 인간과 지구를 키워드로 삼아 과학ㆍ공학ㆍ인문학ㆍ사회과학, 예술의 패러다임 변화를 촉발할 것”이라며“더 나은 인류의 삶과 더 나은 지구를 함께 추구하기 위해 필요한 새로운 기술과 사회정책을 만들어나가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글 최준호 기자
제공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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