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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너마저 …

한국 스마트폰 사업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정체된 상황에서 한국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줄고, 스마트폰 수출도 감소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시스(SA)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2.6%로 1위를 차지했다. 전 분기(18.6%)보다 4%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꼼꼼히 뜯어보면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해보다 한 달여 이른 3월에 출시한 갤럭시S9의 조기 출시 효과로 ‘반짝’ 점유율을 끌어올렸을 뿐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국 공세에 올해 수출 급감
교체주기 길어지면서 수요 줄어
삼성전자 세계 판매량 2.5% 하락
LG전자 점유율 4.8% → 3.3%로
“고급·가성비 제품 투트랙 전략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보면 비관적인 상황이 확연하다. 애플·화웨이·샤오미 등 경쟁업체들은 모두 지난해 1분기보다 점유율이 높아졌지만 삼성전자는 낮아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2위 애플의 세계 시장 점유율 차이는 8.3%포인트에서 7.5%포인트로 좁혀졌다. 세계 판매량도 애플(2.8%)·화웨이(13.9%)·샤오미(124.6%)는 전년 대비 늘어난 반면 삼성전자는 2.5% 줄었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는 “전년 대비 시장점유율과 판매량에서 삼성전자만 상위 4개 업체 중 유일하게 역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대했던 갤럭시S9에 대한 시장 반응도 미지근하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9은 기존 S8과 비교해 별다른 개선 사항이 없었다”며 “S9의 첫해 출하량은 3000만 대 초반에 그쳐 과거 갤럭시S3 이후 역대 최저 판매량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부진을 반영해 한국투자·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은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IM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를 4500억~6000억원 하향 조정했다.

국내 스마트폰 산업의 또 다른 축인 LG전자는 존재감을 잃어 가고 있다. 2013년 4.8%의 점유율로 세계 4위까지 올랐던 LG전자는 지난 1분기 점유율 3.3%로 순위가 7위까지 밀렸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12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누적 영업손실이 2조원을 넘자 지난해 12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MC사업본부 수장을 교체했다.

부진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수요 자체가 줄었다. 이제 스마트폰 시장은 신규 이용자를 늘리는 시대가 아니라 다른 제조업체 스마트폰 이용자를 빼앗아야만 살아남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그런데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의 기술은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스마트폰의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과 차별화할 ‘특장점’이 사라지면서 오히려 기존 고객을 중국 기업에 빼앗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한국 기업이 브랜드 파워로 가격 주도권을 쥐었지만, 이제 유럽·아시아 주요 지역에서는 저가 전략을 내세우는 중국 업체들에 가격 주도권을 빼앗겼다”며 “프리미엄을 제외한 제품들의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다 보니 스마트폰 부문의 영업이익률도 떨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전통적인 수출 ‘효자’로서의 지위도 잃을 처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1~4월 휴대전화 단말기 수출액은 48억973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급감했다. 이는 1~4월 기준으로 2003년(45억5305만 달러) 이후 15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월별 기준으로는 2016년 4월 이후 올해 4월까지 25개월 연속 감소세(전년 동기 대비)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쟁 심화, 생산기지 해외 이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해식 IITP 수석연구원은 “수출 감소세가 계속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올해 연간으로는 수출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이라며 “미국 애플과 경쟁할 고급 제품과 중국 업체와 경쟁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제품을 판매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분위기를 반전시킬 확실한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폴더블폰’(접히는 스마트폰)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상용화 시점은 일러야 내년 이후일 것으로 예상한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베젤(테두리)이 전혀 없는 풀 스크린 스마트폰 출시가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현재 시점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단말기를 차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 “국내 제조사들이 내년 풀 스크린 스마트폰을 출시한다면 2019년 상반기까지는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면서 판매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 손해용 기자
제공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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