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IT > 아마존,우버는 경제1번지 뉴욕서 왜 고전할까...월가 주름잡는 도시경제학

뉴욕서 힘 못쓰는 아마존·우버…

그뒤엔 월가의 로비

최근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미국 뉴욕 내 제2 본사 건립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일부 뉴욕 정치인과 시민단체의 반대 때문이었다.

아마존 제2본사 철회, 우버 뉴욕시 소송
“IT기업 고전하는 배경엔 월가 뒷심”
골드만삭스 등 뉴욕 정계 후원금 상위 차지

이들은 아마존에 대한 30억 달러(약 3조3600억원) 규모의 세제 혜택이 “지나치다”고 비판했고, 뉴욕 땅값 급등에 따른 젠트리피케이션(원주민 퇴거 현상)을 우려했다.

또 다른 아마존 설립지 후보였던 버지니아주(州)에서 아마존 제2 본사를 유치하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 법안을 통과시킨 것과는 대조적이다.

‘세계 경제 중심지’로 꼽히는 뉴욕에서 내로라하는 미 첨단기업이 분쟁에 휘말렸다. 최근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는 지난해 ‘신규 면허 제한법’을 도입한 뉴욕시(市)를 상대로 소송전에 돌입했다.

앞서 뉴욕시는 이 법을 통해 우버를 비롯한 차량 호출 서비스 운전자의 신규 면허 발급을 잠정 중단시킨 바 있다. “우버 신규 면허 발급이 시내 교통 혼잡을 초래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정보기술(IT)업체가 뉴욕에서 고전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뉴욕타임스(NYT)는 교통 혼잡(우버)·젠트리피케이션 등(아마존)보다 더 근본적인 배경으로 월가 중심의 ‘도시 경제 생태계’를 지목했다. 막강한 정치 로비력을 내세운 금융업계의 ‘뒷심’이 도시에 뿌리내렸다고 분석한다.

반면 뉴욕 IT 업계는 일자리 자체는 늘어나는 추세지만, ‘업계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신문은 전했다.

최근 들어 뉴욕 시내 금융업 일자리는 줄어드는 추세다. 은행·증권사는 기존 인력을 늘리는 대신, 금융 분석 프로그램을 도입하거나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뽑고 있다. 앞서 지난 2017년 미국 금융투자사 골드만삭스는 주식 매매 트레이더 600명 대부분을 해고하고 그 대신 금융분석 인공지능(AI) ‘켄쇼’를 도입한 바 있다.

NYT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뉴욕 금융업 종사자는 눈에 띄게 줄었다”며 반면 “지난 2007년 8만 명에 불과했던 뉴욕 IT업 종사자 숫자는 2017년 13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금융업 근로자 숫자가 줄었다고 영향력까지 줄어든 건 아니었다. 트레이더·애널리스트를 비롯한 뉴욕 금융업 종사자의 평균 임금은 40만 달러(약 4억5000만 원). 뉴욕 IT기업 근로자 평균 임금의 3배 수준이다.

NYT는 “월가 종사자는 돈을 많이 버는 만큼 뉴욕시에 세금도 많이 납부한다. 이를 기반으로 금융업계는 뉴욕 정계를 상대로 뛰어난 로비력을 발휘한다”고 전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금융투자사 골드만삭스와 유력 보험사인 뉴욕생명보험의 뉴욕 정계 후원금은 각 160만 달러(약 18억원), 130만 달러(약 14억5700만원)씩이었다.

산업군별로 살펴봐도 금융업(3억2300만 달러)·법조(2억7100만 달러)·부동산업계(2억2600만 달러)가 뉴욕 정계 후원금 상위를 차지했다.

반면 구글·마이크로소프트·페이스북·애플·아마존 등 유력 IT 업체의 뉴욕 정계 후원금(합산액 기준)은 지난 2009년 15만 달러(약 1억7000만원)에서 2017년 60만 달러(약 6억7500만원)로 4배가량 올랐다. 그러나 월가 후원금에 비할 수준은 아니었다.

NYT는 “뉴욕 금융업계는 시 민주당 의원들에게 정치 후원금을 많이 납부했다”며 “아마존의 제2 본사 계획 철회 역시 민주당 다수 의회의 반대 때문이었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뉴욕의 ‘경제 중심지’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뉴욕 맨해튼 소재 비영리 단체인 ‘테크 NYC’의 쥴리 새뮤얼스 이사는 “전 세계가 ‘뉴욕이 IT 사업을 하기 어려운 도시’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 조진형 기자
제공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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